학생들이 착각하는 기준 – 채용공고 기준

이미 아는 이야기이고, 아마 취업 상담할 때 여러 곳에서도 많이 하는 이야기지만, 아까 글 적다보니 좀 해야 할 거 같다.

학생들의 경우에는 자꾸 어떤 기준을 만든다. 그 기준이 자격증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경진대회로 이어지기도 하고, 포트폴리오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 중에 제일 잘못 전달되어 가는 것이 있다.

“XXX 개발 경험자.”

뭐, 특정 기술에 대해서 경험자를 찾는다는 소식이 구인 공고에 보면 있다. 아니면 이런 글로도 적어놨다.

“안드로이드 앱 개발 경력 3년 이상”
“nodejs 개발 경험”

이럴 때, 학생들이 대부분이 여기에 맞추려고 “nodejs 써봤어요.” “안드로이드 앱 만들어봤어요.(근데 까보니 수준미달)” 이런 식으로 준비하고는 그냥 학점과 어학점수나 그런 것에 신경을 더 쓰는 걸 많이 봤다. 그리고 이걸 개발자 취업 설명회때도 예시라면서 그대로 이야기하는 곳이 있었다. 게다가 뭐 만들어 본 게 아니라, 스스로들 그냥 스터디 하면서 이런 저런 기능이 있더라로 외우는 친구들도 있는데, 현업에서 있는 사람들 뭐 새로운 기술 익히는 데 들어가는 시간은 아무리 오래 걸려도 2~3주다. (그 이상은 넘어갈래야 넘어 갈 수도 없다.)  학생들 수준으로 주에 1~2번 만나면서 느긋하게 진도 나가는 것 가지고 떠들어봤자란 것이다. 다 뽀록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배경지식 쌓는다면서 일반인들 대충 이해하도록 만들어진 포스트나 블로그 글 보고는 그걸 쫙 외워서는 “나 이거 기술 알아요.”라고 떠드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도 다 뽀록난다. 원하는 게 그런 게 아니다. 진짜다.

하고싶은 결론은 학생들이 생각하는 사고는 시야가 엄청 좁기 때문에 절대로 그대로만 생각하면 안된다. 절대 좋지않다. 저 기준들은 “실제로 회사 업무에 써봤으며, 업무를 통해 사용해보면서 익힌 기술 및 특정 이상의 경험을 요구한다”는 것이지, 그냥 이력서상으로 좀 해봤다 할 정도의 몇 라인 추가하는 정도로는 전혀 쓸모 없다. 오히려 다 뽀록난다.

어디까지의 수준이나 내용을 맞춰놓고 공부하면 쉽게 한다. 그 습관이 들어서 이젠 그런 경계가 거의 없는 분야를 뛰어들려 하니 답이 없는 거다. 그러면 뭘 해야 하는지, 뭐 하나라도 해보던지 해서 조금씩 쌓아야 하는데, 그건 안한다. 그러니 뭐… 답은 정해졌다.

어디까지 공부해야 될까요?

학부생들한테 참 많이 듣는 질문이다. 아니면 취업 준비생들한텐도 엄청나게 많이 나오는 질문이 있다면 이거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사실 현업에 계신 분들은 이 질문을 상당히 싫어하신다. 이와 유사한 질문으로는 “자격증은 뭘 따야 할까요?” “꼭 컴공 나와야지만 개발자 되나요?” 랑 같은 류의 질문이다. 정형화된 기준을 알고 싶어서 질문하는 것인데… 정형화된 기준 따윈 없는 게 개발자란 존재들이다.

개발자들은 흔히 평생 공부를 한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다. 나도 그렇고, 내 앞 세대에서 개발했던 형님들도 지금도 여러 기술들 공부하면서 “아, 이건 이전에 이런 거랑 비슷한 개념이구나.” “오, 이건 또 다른데? 저기 쓰면 편하겠다”라는 식으로 계속 신기술을 접하고 계속 습득한다. 그렇게 하면서 자기 프로젝트에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를 파악한 다음에 그 기술을 이용한다.

근데 학생들은 반대로 행동한다. “이 프레임워크는 어떤 환경에서의 GUI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거래” “이걸로 딥 러닝을 공부하니 이걸로 졸업하고 나서도 쓰겠지?” “안드로이드는 무조건 안드로이드 스튜디오에서 개발해야 한대.” “유니티가 게임 개발하기 쉽다고 하니 우리 유니티 공부하면 되는거지?” 이런 식이다. 진심으로 말하면, 되게 편협한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이 개발자가 되면 개발이 힘들어진다. 단기적인 기술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는 게 쉬운데, 정작 그 안에 들어가있는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구조라던가, 프로젝트를 위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기술적 이해보다는 우선 아는 대로 뭐 할 수 있는지 없는지만 보고, 그게 만약 안된다면 거기에 맞는 환경 혹은 기술이 뭐가 있는지를 맞춰보는 데 급급해진다. 즉, 해결 방법에 대해서 상당히 좁은 시야를 가지게 된다. 프로젝트 완성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개발자가 된다는 상태에서는, 기본적으로 뭐만 따로 꼬집어서 공부한다는 거 자체를 이야기 할 수 는 없다. 단, 최소한의 지식들은 컴공과에서 다 배웠을 것이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하면서, 아니면 자기가 원하는 프로그램 뭐 하나 만들어본다면서 이것저것 익혔던 언어나 기술들까지 합쳐져서 뭔가 딱 보여줄 것이 있는, 마지막으로 그 보여줄 거 하나 만들어보겠다면서 이런 저런 생고생 했던 경험들. 이거면 된다고 본다.

p.s. 단, 대학원생들의 연구실 프로젝트는 될 수 잇으면 포함 안시키는 것으로 하겠다. 이건 별도로 이유를 적어주겠다.

다른 글에 대한 리퀘스트가 들어왔다.

요즘 하는 기술에 대해서도 글을 좀 써달라는 리퀘가 왔다.

쌓인 글도 많긴 한데….

몇 분 안되는 분이지만 블로그에 적힌 메일로 피드백을 주셔서 고맙다. ㅠㅠ

p.s. 워드프레스 닷컴은 덧글 시스템이 한국 사람들한텐 그닥 편리한 기능은 아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