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전에, geeknewsfmf 통해서 공유된 글인 I Tried Every Todo App and Ended Up With a .txt File라는 글을 읽었다. 나는 좀 많은 공감을 했다. 이 글을 쓴 분은 수년간 온갖 TODO앱을 시도했지만 결국 단순한 텍스트 파일로 돌아왔다고 고백하는 글인데… 나 또한 TODO 관련해서는 여러 경험이 있었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onenote를 쓰도록 한다. 그전 회사에서는 도구가 아예 없어서 내가 직접 teams에서 기능을 찾아서 추가해서 썼다. 그 전 회사에서는 트렐로를 쓰다가 노션으로 갈아탔다.
이렇게 매번 새로운 회사에 입사할 때마다 겪는 일은 나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글로벌적으로 보면 그럴 것이다. 한국은 뭐 하나 정해지면 거의 그냥 온 국민이 죄다 그거 하나만 쓰니깐…
근데 그렇게 해서 계속 새로운 도구를 익혀서 써야 한다. 그럴때마나 좋은 도구내 하다가도 이전 회사의 이게 낫다는 식의 생각도 한다.
이것도 계속 하다보면 세팅 열심히 하고는, 이용 시나리오까지 머릿속으로 다 짠다. 완벽하게 쓸 준비를 한다. 그리고 그게 준비로는 끝난다. 그러다가 난 지금은 그냥 학교 다닐 때 쓰는 공책에다가 TODO나 메모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이랑 별 차이가 없다.
왜 이럴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사실 도구의 문제가 아니다. 습관이다.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개발할 때 연필과 노트에 필기를 한다. 그리고 구성도를 그리고, 거기에 따라서 어떻게 동작해야 하는지도 손으로 그려서 확인한다. 이런 습관이 있는데, 그 상황에서 TODO를 바로 짜서 이용하면 난 매일 보는 그 노트를 그냥 확인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분의 글의 내용에서도 마찬가지다. 해야 할 일을 그냥 포스트잇에 급하게 적은 걸로도 그걸 완료하는 걸로 일이 끝나는, 생각보다 단순한 것이어도 그에게는 해야 할 일에 대해서 그렇게 처리만 되면 되는 일이었다.
이걸 프로그래머의 입장으로 보면, 프로그램의 기능을 개발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해도 모자란 것이 시간이다. 그런데 그런 것보다 오히려 언어에 대해서 하나하나 집착하고 다 따지거나 개발 툴에 대해서나 줄줄 외우고 뭐가 낫니 아니니 하면서 정작 중요한 내용에 대해서 확인하지 못하는 그런 주객전도된 코더가 되는 그런 삶….
TODO 이용하는 것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 거 아닐까 싶다.
나한테 필요한, 나한테 적합한… 적정 수준의 기술, 기능을 찾아서 거기에 습관이 붙으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앱들이야 뭐 기능이 많으면 많을수록 누구라도 이런 기능에 주목해서 이용해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사용자가 늘어나주면 좋겠다 이런 마인드로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만, 실제로 사용자들이 생각하는 것이 그 기능을 다 쓸 수 있는가부터 다시 물어야 할 것이다.
정말 자신한테 좋은 도구가 뭔지 생각해보는 그런 시간을 가졌다고 본다. TODO로만 우선적으로 이야기를 했지만, 좀 더 넓게 보면 저런 게 TODO에 한정된 이야기도 아니다.
이런 건 계속해서 고민해야 할 내용이니 계속 고민해보자.
참고로 필자는 계속해서 노트에 연필 쓸 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