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는 사람은 개발자하고 생각이 달라요

스타트업 창업을 하고 싶다는 학생을 상담하다가 아까의 글을 작성했고, 그리고 이 글도 작성하게 되었다. 솔직히 까는 글 별로 블로그에 적고 싶진 않다만, 이것까지는 좀 적어야 겠단 생각이 든다. (나 C 프로그래밍도 마저 작생해야 한다고..ㅠㅠ)

나는 스타트업을 하진 않았지만, 여러 기업에서 재무 관련된 사람들이 날 무지 좋아했다. (왜일까…) 그래서 내가 아는 회사의 재무내용이나 복식회계, 은행 관련 정보나 투자 관련된 이야기들은 많은 사람들한테 겪은 간접적인 경험과 초등학생때부터 선행학습으로 익혀온 경제 이론들이 합쳐진 결과물이다. (잘 아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닌 그런…ㅠㅠ)

이번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실 “백종원의 푸드트럭”에서도 나온 이야기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야기다. 백종원의 푸드트럭에 나온 이야기, 그것도 가장 최근에 나온 걸 보면 요식업에서는 맛으로 승부하는 건 기본이고, 그 외에 환경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지 경쟁력이 있다고 한다. 편한 가게 분위기, 적절한 (도구 혹은 그릇 등의) 소품들, 가격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하여 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개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그냥 개발만 잘 해서 좋은 프로그램이 나왔다고 하면 그게 끝이다. 문제는 그걸 이용할 사람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떻게 보여야 관심을 가질지를 보이고 하는 것도 그대로 돈이 된다. 개발한 프로그램, 앱, 제품에 대한 홈페이지 있는 건 기본이라는 게 그런 것이다. 그렇게 해서 개발한 것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 쭉 해놓고 나면…

이제 반 본 거다.

근데 개발자는 이 절반에만 목숨건다.

제품에 투자하는 건 제품에 대한 가격에도 어느 정도 들어간다. 그게 그대로 말하자면 수익이 되는 거다. 그 수익을 가지고 회사가 어떻게 이후의 개발을 진행할 것인지, 인건비는 어떻게 할 것인지, 회사 유지를 위한 것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한다. 자본력이 충분하면 이걸로 운영 계획을 짜면 될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러질 못하니 대출을 받고 투자를 받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회사가 투자를 받는다 것은 개발된 제품에 대한 투자와 함께 그 회사에도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회사가 어떻게 해야 하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 회사는 재무재정이 건실한가(이건 좀 무리하게 들어가는 거 같은 이야기 같지만 재무 개판으로 쓰는 분위기라면 거르고 보겠죠.), 투자 금액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이 프로그램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될 것인데 이에 대한 투자금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투자금의 회수 및 투자자에 대한 이익은 어떻게 해 줄 것인가, 이 기술에 대한 특허는 안전하게 등록되었는가 등을 보여준다. 그냥 보여주냐? 투자자가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투자를 하기 꺼려진다.

근데 개발자들 끼리 모여서 투자를 받으려고 하면 대부분은 이런 분위기에 대해서 아무 계획 없이 내가 하면 다르겠지라고 생각하는 그런 마인드로 스타트업 차려서 돈 모아서 시작하면 과연 얼마나 남을까? 이런 사전지식 있어도 단기적인 욕심 좀 생겨서 어정쩡하게 돈 굴리다가 나중에 재정 파탄나는 케이스도 엄청 많은데…? (인문, 경영대 쪽에서 애들 모여서 스타트업 만들고 거기에 개발자만 모집한다고 공대(특히 IT 개발자들)에 사람 모집하는 대학생들의 스타트업 형식도 많은데, 대부분이 어정쩡하게 단기 수익 올리려고 어정쩡한 전문 지식 쓰다가 망하는 케이스 많다. 가장 좋은 예시가 “우리가 정말 좋은 아이디어 있는데 그 아이디어 구현해 줄 개발자 모집합니다.” 비슷한 형식은 거의 100%다.)

마치 내가 하면 뭔가 다를 거 같다는 생각 자체는 버려야 한다. 그리고 항상 대비는 되어 있어야지만 한다. 길게 보고 판단해야 한다. 단기 투자만 쪽쪽 빼먹는 한국 특유의 엔젤로나 투자 관련된 것도 있긴 하지만, 솔직히 좀 생각 잘 해야 한다. 최소한 투자자들이 원하는 게 뭔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 돈을 어떻게 흐르게 해야 하는지 또한 개발로 자기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않는 거죠?

되게 신기하다. 이미 글로벌 세상이라면서 글로벌 경쟁력 엄청 갖추자 뭐하자 그런 소리 막 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면서, 그것도 그대로 취업때의 이력서나 자소서에까지 빠짐없이 들어가는 글이면서, 정작 당사자는 왜 글로벌 경쟁력이 없는 소릴 할까란 의문은 전에도 많이 가졌다.

그 중에서도 진짜로 답 없는 케이스가 바로 스타트업 창업하는 사람들 같다. 다른 쪽은 몰라도 특히 IT로 스타트업 하는 게 은근 쉽게 접근을 해서 다들 여러모로 해보자 해보자 하는 그런 분위기인데… 그냥 국내에서 파이 좀 먹고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맘에 좀 많이 걸린다.

한국은 의외로 무역 장벽이 약한 나라다. IMF를 겪은 이후로는 무역 장벽이 엄청 낮아졌다고들 하는데 사실이다. 지금 우리한테 뭐가 이익이 될 만한 장벽이 뭐가 있냐. 게다가 인터넷 발달 잘 되어 있고, 스마트폰은 누구나 쓴다. 정보 유통 자체가 미친듯이 빠르다. 해외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것도 이젠 당연한 상황이 되어있다. 이런 곳에서 글로벌 경쟁력 없이 사업한다? 어디서 비슷하게 카피하기 딱 좋다.

그 결과 국내에서 수많은 업체들이 조용히 무너졌다. 특히 드론 제작 업체들. 국내에서 개발한다 개발한다면서 뉴스에 가끔 나오긴 하는데, 정치적인 문제되는 거 제외하곤 대부분은 경제적인 장벽이나 문제는 없다. 그 다음으로는 이제 해외의 제품들하고 경쟁을 해야 하는데 가격 경쟁력으로는 중국, 기술 품질로는 다른 선진국들 기술을 보면서도 아직도 뭐 제대로 안보이는걸까?

단순히 가격 좀 싸고, 설명서 한글로 되어 있고, 한국어로 기술 지원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경쟁력 갖추고 하는 거 없다. 국산품 장려 운동 하지 않는 이상 그런 일 더더욱 없다. 근데 왜 그런 시절을 살아왔던 사람들이 멘토랍시고 대충 이야기하고 하는 거에 귀기울여서 일단은 국내에서 해보자란 식으로 생각하는건지…

어정쩡하게 생각하지 말자. 이미 글로벌하게 여러모로 지원해주고 있는 업체는 기술력, 서비스, 개발자 지원, 생태계 구축에서부터 이미 다른 급의 돈과 자원이 들어가고 있다. 그런 거 없는 곳들은 회사 소개에서나 글로벌 기업이라고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