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의 모 회사와 그와 비슷한 수많은 IT 회사들의 개발자 분들이 이거 보면 욕 좀 하겠지….?
하지만 좀 적으려고 한다.
애당초 스터디를 하는 목적이 뭐냐고 하면 다들 하는 소리는 똑같다. 혼자 하긴 힘들 거 같으니 여러 사람이 여러 파트를 나눠서 해당 파트만 깊게 공부한 뒤 공부한 내용을 다른 팀원들에게 공유하는 것이다.
라고 하면 좋은 취지인데….
정작 스터디 망하는 케이스를 엄청 본 거 같다. 결국 스터디 파 되고 돈은 돈대로 날리고 혼자 공부하게 되는 케이스… 대학에서도 그런 경우 수도 없이 보면서 회사 가면 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특히 더더욱 일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외의 기술들을 익혀야 하는 압박감에 스터디를 만들어서 많이들 하는데….
그 중에서 제일 큰 것이 바로 한 명이서 강의하는 형식의 스터디이다. 엄청나게 대단한 능력의 사람 한 명이 다른 사람들에게 강의하는 형식을 말한다. 이 경우에는 그걸 이끄는 사람이 정말 엄청난 기술력과 리딩 능력이 있어야 한다. 어느정도 좀 큰 회사에 거물들 몇 있는 곳에서 자주 일어나는 스터디 형식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방식의 혼자서 강의하는 형태의 스터디를 하려면 그에 맞는 조건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 스터디 때 강의하는 개발자가 최소한 그 기술로 프로젝트 개발을 해봤어야 한다. 계약서 쓰고 하거나 상업적인 솔루션을 회사 내에서 개발해 봤다면 훨씬 좋다.
- 질문에 능동적으로 답변할 수 있을 정도로 알아야 한다.
- 예제 코드를 보고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더라도 이 예제 코드를 자기가 알고 있는 형식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종합적으로 보면 본인이 피 쏟고 시간 쏟고 한 만큼은 자연스럽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해당되는 기술의 버전 업그레이드가 되더라도 저정도 해뒀으면 어느 정도 모체가 되는 이야기는 다 알아듣기 때문에 더더욱 쉽게 본인은 이해할 수 있고, 그를 적용시키는 법도 안다. 그렇다면 가르치는 것 또한 할 수 있다. 가르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어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개발자 컨퍼런스에 나와서 이야기 하는 분들도 다 자기들이 해본 기술들과 버전들 기반으로 이야기 하는 경우가 태반이기도 하고…
근데 사내에서 이런 식으로 스터디의 경우에 대부분이 그냥 겉으로 쓱 햛고는 대충 가르쳐 주고 그대로 하다가 이해 안되면 다음 시간에 하면서 여러모로 시간 쏟고 그런 것이 몇 주 지나면 계속 누적되고….
좀 악순환이 자주 된다.
그러다 보면 정작 진짜 그냥 책으로 쭉 읽거나 튜토리얼 따라하기를 일주일 정도만 한 수준 가지고 몇 개월로 스터디를 끌려 다니는 케이스도 좀 있다.
준비하는 사람이야 자기가 말할 내용에 대해 어느정도 준비 좀 하고 그에 따른 예시 만들어서 돌려보고 준비하면 된다. (내 블로그도 그런 식으로 작성중이고..) 그리고 해당 예시 공유 좀 하고…
그러다 보면 그 사람들의 스킬은 참 잘 늘어나있다.
듣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근데 좀 다르다.
이 사람들이 이걸 보고 어느 정도 참여 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하는데….!
학원 강의듣는 태도로 듣는다. (왜냐고? 몸에 베여있거든.)
이러다가 생기는 결론 또한 간단하게 진행된다.
- 아, 저분 잘하는 사람이다.
- 나 좀 배웠다.
- 예제 따라 좀 하면 되겠지.
- (하다가) 어? 뭐지? (검색) (루프)
……사람 수동적으로 변하는 건 한순간이다.
이러다가 만약에 저 스터디 이끄는 사람이 금나 해버리면 바로 그냥 파토다. 내용을 더 깊게 들어가기 위해 경험을 공유하고 토의하고 하는 시간도 있어야 하는데 그럴 시간따윈 없는 경우 허다하다. 회사 일 바쁜데 그런 시간까지..?
몇 대기업들은 개발자도 아닌 사람들이 개발 업무에 관여는 해야 하니 정말 학부 기초 수준의 내용을 스터디하는 데 시간 낭비하는 케이스를 엄청나게 듣는다. (SI 개발회사들) 그러면 진짜 더더욱 미친다.
그러면 결국 기다리는 건 퇴사 테크인 듯 하다. 그러면서 더더욱 실력 엄청난 기술자들이 모이는 곳으로 강사하던 사람은 떠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여러 자괴감을 받을 것이고… 그런 거 없이 그냥 자기 일 하기 바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스터디 분위기 잘 봐서 혼자서 다 독박으로 상의하듯 하는 스터디는 스터디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그냥 강의다.
p.s. 갠적으로 스터디 엄청 싫어한다. 내가 첨부터 끝까지 다 공부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안되는 스타일이기도 해서 솔직히 내가 다 혼자 공부하고 혼자 다 이용해 먹는 스타일인 것도 있는데, 저런 식의 강의도 진행을 당해보니 정작 그냥 학원 강사가 이런 기분이구나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