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 너무 멀리나간 교실 실험

오랜만에 포스팅 하는데 포스팅이 책이다. ㅇㅅㅇ 잡소리인 만큼 책에 대한 포스팅도 올릴 수 있죠. 근데 제 표현력으로 이 책에 대해 얼마나 설명해 드릴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파도 - 표지

며칠전에 교보문고에 가서 소설을 두권 샀다. 그 중 하나인 파도는 제대로 집어왔단 느낌이 엄청 들었다. 서문만 대충 보고 어떨까 하면서 소설책을 훓어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은 서론부터가 심상치 않다.

파도 - 서론

실제 벌어진 일을 각색했다는 말에 그냥 덜컥 집고 다음 책을 찾았다. 구입하고 나서 서론을 마저 읽었다. 그리고 의문부터 들었다. ‘뭔 실험? 집단주의? 전체주의? 뭐 나치의 재현이라도 실현함?’ 이란 수많은 의문들…

그런데 그것이 이 책에서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누구나 한번 쯤 세계사를 배울 때 의문이 드는 질문에 대해서 실험한 것이었습니다. “왜 나치가 수많은 유대인을 학살하는데 독일 인구의 대부분은 몰랐다고 하는거죠?” 라는 질문. 한국에서는 공통과정으로 배우는 역사수업에서 1,2차 세계대전에 대해서는 책 2~3쪽으로 대충 끝나는 걸로 알고는 있습니다만. 좀 더 제대로 배운 사람들은 아마 다들 한번쯤 생각해 보셨을 겁니다. (왜 전쟁났는지랑 누가 이기고 지고 몇년부터 몇년까지 했다 이런 식으로밖에 안적혀 있습니다. 그것보다 일제시대의 예기와 태평향 전쟁사를 더 적어놓는 편이죠.) 근데 제대로 배운 사람들은 저 질문 해볼 만 합니다. 사실 이해를 못하죠. 그 당시 사람들만 알 수 있는 무언가가 있던 것인지 아닌지도 모릅니다.

이런 질문에 대해 수업시간에 답을 못한 론 존스 교사는 역사 수업 학생을 상대로 실험을 하게 됩니다.

‘훈련’을 통해
‘힘’을 모으면
‘성공’을 이룰 수 있어

라는 명목 하에 조직을 모읍니다. 파도라는 상징을 만들고, 구호와 경례를 시키고, 회원증을 만듭니다. 회원증에는 조직을 관리할 갈메기 부대를 별도로 지정하고 합니다.

첨엔 좋았죠. 조직적인 활동이 필요한 축구부 같은 곳에서는 효과가 바로 나타났으니깐요. 그러다 보니 소문이 쭉 납니다. 그러면서 파도에 하나 둘 가입하게 되고, 소문이 나더니 저절로 애들이 단일화되고, 저절로 몸집을 불려가고, 저절로 광기에 잡힙니다. 그러면서 나치가 했던 온갖 짓을 하죠. 파도 회원이 아니면 XXX를 할 수 없어 라면서 스스로들이 제한을 걸기도 하고 온갖 회유, 협박, 폭력 등을 행사하면서 몸집을 불립니다.

선생인 존스는 그 실험에 대해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의 목표가 이루어지긴 했습니다. “한 사람의 지도자를 통해 어떻게 집단이 좌지우지 될 수 있는지 겪어보는 실험”이 론 존스 교사의 실험 목적이었으니깐요. 그러나 실험을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아내가 말리고, 주변 동네에서 소문이 나고, 애들끼리의 갈등도 생기고, 나중에는 교장 선생이 실험 중단을 하라고 하면서 어떻게 이 실험을 중단시킬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됩니다. 실험이 너무 멀리까지 나가버렸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는 이 실험을 깔끔하게 중단시켰습니다. 총 5일간의 실험 내용이지만 있을 껀 다 있도록 하였더군요.

….되게 단순하게밖에 못쓰겠군요. 소설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내용은 설명하기 진짜로 힘들군요. 제 짧은 표현 능력이 드러나는군요..;ㅁ;

이 소설 속에서 파도라는 집단이 하던 행동에 대해서는 굳이 나치 독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독재, 전체주의, 극우, 극좌들이라면 한번쯤은 해보고도 남았을 짓들입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니, 한국은 아직도 진행형일지도요.

독재라는 이름의 미친짓, 나치라는 이름의 병신들… 그냥 역사속에 한번 나오고 말았던 이상한 것들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 소설 보면서 제대로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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