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연구실로 출근(?!)하는 중이었다. 전철에서 왠지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몇번 봐도 익숙해서 말을 걸까 했었는데 카톡이 왔다. 그쪽에서도 알아본 모양이다.
이렇게 전철에서 난 고등학교때의 동창을 만났다. 거의 변한 게 없어서 금방 알아봤었다. 나이 좀 먹고 했으니 첫 대화에서 나올만한 건 뻔했다.
“졸업했냐?”
“아직. 1년 남았고, 그 뒤에 대학원 가려고. 넌?”
“나 이제 한학기 남았지.”
이러고 나서 묻는 건 취업활동에 대한 것인데… 난 그것보단 잘지내냐는 것을 묻고 싶었다. 그래서 화재를 바꾸려고 했던 것이, 그 친구의 현황을 다 설명해줘버렸다.
“근데 지금 어디가?”
“어. 학원”
“어학원?” (왠지 모르게 제일 먼저 묻게된다)
“아니, 컴퓨터학원. 나 올해부터 프로그래밍 배워”
……
별로 좋지 않은 생각이 들었었다. 그친구 국문과 합격할때까지 글 잘쓰고 책도 많이 읽고 해서 글쟁이로 먹고 사는 데 문제 없을 거 같아 보였었다. 그런데 공모전이고 뭐고 다 떨어져서 이제 프로그래밍 배운다고 한다.
그렇게 학원에서 단기간으로 배워서 현장 가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그런가… 별로 좋은 생각이 들진 않았지만 표현을 어떻게 할 줄 몰라서 그냥 열심히 배워보라고 했다. 어차피 본인이 선택해서 하고 있는 것이니까… 그리고 나서 내리는 곳이 달라서 헤어졌다.
그리고 나서 볼일 좀 보고 나서 환승하고 학교로 오는 전철에서 잠시 잠들었다. 그때 고등학교 졸업식때가 생각이 났다. 난 그때 대학 못가서 그냥 졸업식이고 뭐고 신경 안쓰고 사복 차림으로 대충 왔고, 대학 간 애들은 제대로 쫙 빼입고 나서 어디어디 붙었다고 자랑하던 모습이 기억났었다. 내가 졸업할 당시 내 주변 친구들은 대학 못간애들이 의외로 많지 않았다. 그 때 이미 한번 인생길이 완전히 갈렸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7년이 흐른 지금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만났다. 그때 F-ma나 좋아하고 컴퓨터 보고 헠헠거리던(?!) 나랑 열심히 공부해서 그래도 원하던 대학 갔던 그녀석이랑… 지금 이렇게 많은 변화가 일어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20년 뒤에 보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난 그때그때 봐도 막 바뀌어 있는 것을 보니… 알다가도 모르는 게 사람인 거 같다.
p.s. 잡소리였습니다.
p.s.2. 그 친구 만나고 나서 夢の河를 들어서 그런지 더 기억에 남았다.